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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미러리스의 축복! 시그마 35mm F1.2 DG DN 사용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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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미러리스의 축복! 시그마 35mm F1.2 DG DN 사용기

두유. Do you? 2019. 10. 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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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에게 있어서 35mm 단렌즈는 아픈 손가락과도 같았습니다. 알파마운트 시절의 35mm F1.4 G렌즈는 미놀타시절의 렌즈에 ADI조광을 지원하는 접점만 붙이고 코팅만 바꾼 수준이어서 동세대 타 브랜드의 35mm 렌즈들을 따라가지 못했고, 풀프레임 미러리스용으로 처음 나온 35mm F1.4 ZA 렌즈는 칼짜이즈의 명성에 비해 날카롭지 못한 이미지로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그렇다고 타 브랜드들처럼 F2.0의 저렴하고 작은 렌즈가 있는 것도 아니고 F2.8 렌즈만 있었기 때문에 35mm 화각 애호가분들의 입장에서 소니는 그렇게 매력적인 시스템은 아니었습니다. 소니 35.4는 다른 렌즈에 비해 부들부들한 이미지로 호불호가 갈렸고, 삼양 35.4는 특유의 누런끼가 문제였고요. 그나마 완전 팬케익 스타일로 극단적인 경량화를 꽤한 삼양 35mm F2.8이 100g도 채 안되는 무게로 압도적인 휴대성을 보여준 것이 의미있긴 했지요.

 

그리고 2019년 등장한 시그마의 35mm 아트 F1.2 DG DN 렌즈는 그야말로 소니의 축복입니다. 그간 35mm 렌즈의 불모지이자 선택의 여지가 애매했던 소니 시스템 하에서 기념비적인 F1.2 조리개의 렌즈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많은 캐논 유저들이 소니로 선듯 넘어오지 못하는 가장 큰 두 가지 이유가 첫째는 색감, 둘째는 F1.2의 매력이라서요. 색감은 뭐 저는 제가 만들어서 SLR클럽에 올렸었던 피부톤 프리셋으로 싹 잡아놓는 편이고, 물리적으로 해결이 안되었던 F1.2 조리개가 드디어 시그마를 통해서 나오기 시작했네요. 심지어 그 캐논에서도 없었던 35mm 화각의 F1.2를 첫 타자로 해서 말이죠. 파나소닉-라이카-시그마 연합의 L마운트와 소니 FE마운트로 동시에 나오는 시그마 35mm F1.2 DG DN 아트 렌즈 사용기입니다.

 

* 이 리뷰는 시그마 렌즈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세기P&C를 통해 일주일간 대여받아 사용해본 후 작성했습니다. 리뷰작성의 대가로 체험제품을 무상으로 받지 아니합니다. 또한 금번 포스팅 작성에 있어 세기P&C는 체험 후 소감과 콘텐츠 작성에 있어 어떠한 제약을 두거나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기본스펙과 데이터시트

 

제품명 : 시그마 아트 35mm F1.2 DG DN

렌즈구조 : 12군 17매

조리개날수 : 11매 원형조리개

최단초점거리 : 30cm

지름/길이 : 87.8mm / 136.2mm

무게 : 1,090g

 

체구와 무게만 보면 소니 24-70GM, 그러니까 단렌즈 주제에 브랜드산 네이티브 표준줌렌즈와 체급이 동일합니다. 심지어 무게는 더 무거워요. 다만 F1.2로만 놓고 따지면 AF도 안되는 삼양 XP브랜드 35mm F1.2 렌즈가 이거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12군 17매의 조합은 구조도 상으로만 보면 짜이즈 비오타 구조를 앞뒤로 더블로 붙인 더블 비오타 또는 플라나 뒷쪽에 비오타 추가(...)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더량의 렌즈구성입니다. 이 비오타 구조 뒷쪽으로 비구면 렌즈, 앞쪽으로 SLD 렌즈가 들어가는 형태로 보입니다. 플라나와는 달리 비오타 디자인은 렌즈크기가 비대칭형이라는 특징이 있죠. 앞쪽 구성은 플라나, 뒷쪽 구성은 비오타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시그마에서 공개한 MTF차트는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설계상의 예측치인 파동광학적 MTF차트와 실제 완성품의 MTF차트인 기하광학적차트를 모두 제공하는데, 기하광학적 MTF차트가 중요한 이유는 생산공정상의 품질관리와 같은 설계 외 이슈에서 비롯되는 부분들을 모두 감안하고 보여지는 차트이기 때문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아주 러프하게만 설명하면 어쨋거나 그래프들이 윗쪽으로 갈수록 좋은건데, F1.2 최대개방 기준인데도 불구하고 최극단 주변부에서조차 10라인이 80%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없습니다. 30라인조차 80%에 근접해서 시작해서 최극단부 50% 언저리에서 종료됩니다.

 

 

 

 

 

 

실제 약식테스트를 보기 전에 디자인을 잠깐 볼까요. 디자인은 시그마 아트렌즈 특유의 디자인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개중에 특이한 점이라면 네이티브렌즈처럼 AFL(AF 락) 버튼이 렌즈 옆에 달려있다는 점입니다. 그 아래로 조리개링 클릭-논클릭을 제어하는 버튼이 거의 마운트한 기준으로 시계방향 7시쯤 있는 것 처럼 아랫쪽에 달려있습니다. 앞쪽으로 두툼한 플라이 바이 와이어 전차초점링이 위치해있고, 뒷쪽으로는 조리개링이 있습니다. 마운트되는 부분이 기존 SE마운트 아트렌즈들처럼 유광인건 살짝 아쉽네요.

 

 

 

 

 

 

아트팔식이의 후드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후드에 새롭게 생긴 탈착버튼이 아주 반갑네요. 니콘용 아트 85mm F1.4를 쓸 때 한창 촬영 열중하다가 한쪽 어깨에 걸린 후드가 돌아가면서 떨어뜨려서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데 이렇게 고정과 탈착을 담당하는 버튼이 생긴건 아주 좋아요.

 

 

 

 

 

 

이제 실제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보죠. 차트로 보는 MTF가 아닌 실제 돌벽면을 찍어서 본 해상력은 최신, 시그마 아트! 렌즈답게 아주 훌륭했습니다. 순수 광학성능을 보기 위해서 바디 내 소프트웨어 보정을 모두 끄고 테스트했는데, 비네팅이 1스탑 이상 보일 정도로 심하긴 했지만 해상력 하나만큼은 F1.2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 F1.2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균일하고 훌륭한 해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상 대낮에 ND필터를 안가져와서 조리개를 조이고 찍는 것 외엔 조리개를 조이는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의 느낌이랄까. 아 물론 4200만 화소나 A7R4의 6100만 화소쯤 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2400만 화소의 제 A7M3에서는 적어도 해상력을 이유로 조리개를 조이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네요.

 

 

 

 

 

 

빛망울은 중심부-극주변부 50%영역을 넘어서면서부터 캣츠아이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제가 즐겨쓰는 소니 85mm F1.4 GM 렌즈와는 달리 보케 내부에 비구면렌즈의 연삭흔에서 비롯된 양파링현상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다만 이건 미놀타 시절부터 이어져온 보케덕후인 소니의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니까요. 어쨋건 캣츠아이와 양파링현상이 보이긴 하지만 보케의 크기 자체는 F1.4에 비해서도 상당히 큽니다. 보케형태는 F2.0에서 주변부까지 거의 완전한 원형을 이루고, 이후부터 각이 져보이기 시작합니다.

 

 

 

 

 

 

약식테스트이긴 하지만 축상색수차는 정말 놀랍습니다. F1.2 기준으로 삼각대에 올려놓고 MF로 초점을 맞춰서 테스트했는데 F1.2 최대개방에서조차 초점맞는 영역 앞쪽으로 있는지도 없는지도 잘 모를 아주 미세한 자주색이 약간 나타나고, 1.4로만 가도 그런건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조리개를 조여도 구면수차로 인한 초점변동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안정적이고 깔끔합니다.

 

 

 

 

 

 

영상촬영 시에도 발군의 결과물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그마 아트렌즈 특유의 뉴트럴하고 치우지지 않는 균형있는 발색은 물론이고, A7M3의 영상AF능력을 그대로 다 받아주는 정숙하면서도 빠른 AF, 거기에 F1.2 에서 오는 배경흐림과 정돈까지 여러모로 편리하게 사용했습니다. 이 날은 스튜디오에서의 상업영상촬영이었는데, 소니 24-70GM 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유압식헤드의 세팅을 조금 더 뒤로 했다는 점만 빼면 현장 운용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실제 촬영결과

 

실제 촬영결과는 테스트결과보다도 더 놀라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캐논의 EF마운트 F1.2 렌즈들을 매우 좋아하지만 어려운 렌즈라고 생각하는 큰 이유는, 50.2나 85.2 모두 이 렌즈들의 수차에서 비롯되는 배경흐림을 최적으로 만들어주는 일종의 공식과도 같은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촬영자와 피사체와의 거리, 그리고 피사체와 후경과의 거리가 거리별로 비례해서 일종의 공식처럼 만들어지는 원리같은게 숙달된 사용자가 아닌 일반사용자를 어렵게 만들거든요.

 

하지만 시그마 35mm F1.2 렌즈는 근-중-원거리, 그리고 촬영자와 피사체와 후경의 거리 및 그 비례가 어떻게 변하건간에 F1.2 특유의 공간감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놀라운 렌즈였습니다. 사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시그마 아트 35mm F1.2 DG DN는 그간의 소니 네이티브렌즈들을 뛰어넘는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더불어 저는 이미 시그마가 내놓을 50mm F1.2와 85mm F1.2 렌즈도 충분히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포지션에서건 F1.2 특유의 대구경 렌즈의 이미지효과를 내어주는 이 광학실력이라면 충분히 기대해도 될 것 같아서요. 거기에 시그마 아트렌즈 특유의 뉴트럴하고 깨끗한 색감과 영상에서도 정확하고 정숙한 AF까지, 상업영상촬영에서도 82mm 가변ND필터를 소니 24-70 GM과 공유해가면서 촬영했을 때도 아주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현세대 최고급 렌즈로 전혀 손색이 없네요.

 

 

 

 

 

 

인물이 포함된 사진들을 보면 바로 느낌이 오시겠지만, 어느 거리 어느 포지션에 갖다둬도 F1.2의 역할과 묘사를 충분히 해주는 정말 놀라운 렌즈였습니다. 시그마 아트 35mm F1.2 DG DN을 써보면서 이 렌즈의 실력에도 감탄했지만, 이정도의 F1.2 컨트롤 능력이라면 시그마가 만드는 50mm와 85mm F1.2, 그리고 먼 훗날 시그마가 만들지도 모를 망원 대포 단렌즈의 구경과 실력까지도 벌써부터 의심치 않게 될 수준까지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만큼 완벽에 가까운 광학성능과 소니 바디에서의 절묘한 바디 내 보정, 그리고 시그마 아트렌즈 특유의 뉴트럴하고 투명한 색감까지 제게는 완벽한 렌즈였습니다. 아쉬운 점이라고 해봐야 외관 마운트부분의 유광파트와 1키로가 넘어가는 무게 정도랄까요. F1.2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단렌즈 생태계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역사에 기록될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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