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풀프레임 미러리스카메라다! Leica 라이카SL 간단사용기

풀프레임미러리스카메라는 소니에만 있는게 아니라구요. 라이카(Leica)SL 간단사용기

예전에 니콘 D750과 소니 A7로 웨딩촬영을 하면서 단렌즈 촬영에 소니 A7의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해서 촬영하는 도중에 주변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문가라면서 왜 저런 쪼끄만한걸로만 찍고 있어!?" 아마도 신부님 또는 신랑님의 친척분이셨을테고, 나름대로는 걱정하시는 마음에 그런 말씀을 하셨던거라고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씀을 기분좋은 결혼식날에 자꾸 반복해서 말씀을 하시더니 급기야는 그 분께서 캐논 오막삼을 가지고 자꾸 촬영에 끼어드시는겁니다. 외곽에서 촬영하시는거면 모를까 자꾸 동선과 촬영기선사이에 끼어드시면서 차라리 내가 찍고 만다- 마인드로 행동하시는걸 보고 조용히 카메라캐리어에서 이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라이카(Leica)SL Typ601. 아무리 봐도 당신께서 사용하고 계신 카메라의 브랜드와 풀프레임 DSLR이라는 자부심이 있으신 반면 제가 니콘과 소니를 사용하고 단렌즈 촬영에 계속 소니를 사용하고 있었다보니 그런 것 같아서 극약처방이라도 꺼내지 않으면 결혼식 내내 그렇게 행동하실까봐 한 행동이었습니다. 마침 차를 갖고 간 상황이었고 카메라 가방이란 가방은 싹 다 갖고 올라왔었기도 했고요.

미러리스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DSLR 못지 않은 무게와 덩치를 자랑하는 라이카(Lieca)SL과 니콘 24-70VR보다도 더 크고 웅장한 라이카 24-90렌즈를 꺼내서 촬영에 임하는 순간 그 분의 행동이 멈추시더군요. 캐논이 어쩌고 운운해도 저 빨간색 Lieca의 붉은 원 앞에서는 얄짤없죠 사실. 라이카와 줌링 돌리는 방향도 다른 사파주제에 어디서 캐논이... 라고 한마디 날리고 싶었지만 클라이언트도 계시고 하니 그냥 조용히 진행만 했고 그 뒤로 방해받는 일은 없었습니다. 라이카X2만 캐리어 앞주머니에 있었으면 이러지도 못했을텐데 하필 얘가 들어있는 캐리어까지 몽땅 다 들고 올라오는 바람에...

그만큼 라이카라는 이름이 주는 위엄과 무게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업계 내에서 이 이름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도 절대적이고요. 오늘은 이 절대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라이카(Leica)SL의 외형과 간단 조작법

얼핏보면 소니 A7 시리즈하고도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을만한 디자인입니다. 다만 소니 A7 시리즈가 이 기능이 필요해서 갖다놓고, 또 저 기능이 필요해서 해당부품을 갖다놓은 다음에 그냥 다 합쳤더니 그런 모양새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면 라이카(Leica)SL은 직선을 기반으로 한 다음 요소요소에 과감하게 곡선을 집어넣어서 아주 레트로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핫슈에서부터 떨어지는 곡선이나, 바디 상판에서 상단 다이얼을 거쳐 셔터버튼까지 떨어지는 곡선만 봐도 직선 위주의 디자인에 몇 안되는 곡선이 가미되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디자인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냥, 정말 예쁩니다. 보고만 있어도 즐거울 정도.

전체적인 디자인은 이런 형태. 24-90은 타사 70-200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탄탄하고 건장한 체구를 자랑합니다.

메모리슬롯은 SD카드 두 개가 듀얼슬롯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보통 듀얼슬롯의 스펙이 서로 다를 경우 1번 슬롯을 디폴트로 두고 설계할텐데 라이카 SL은 1번 슬롯은 UHS-1 규격을 지원하며 2번 슬롯이 UHS-2 규격까지 지원해서 고속메모리를 지원합니다... 만 라이카SL의 경우 대역폭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현재 각광받고 있는 렉사 2000x 또는 소니 G시리즈와 같은 UHS-2의 하프듀플렉스 기준 대역폭을 거의 다 사용하는 고속메모리는 아까운 느낌이 듭니다.

풀프레임미러리스카메라에 AF포인트 영역이라는게 사실상 거의 의미가 없다시피 하지만 뭐... AF는 상면위상차포인트같은거 하나 없이 컨트라스트AF만을 사용합니다. 다만 이 라이카SL이라는 물건도 파나소닉의 기술이 어느정도 섞여들어갔기 때문인지라 컨트라스트AF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른 AF속도를 자랑합니다.

동체추적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라이카에 그런거 바라는 것도 웃기고) AF-S의 경우 아주 만족할만한 성능입니다.

뷰파인더 왼쪽의 전원레버를 제외하면 모든 버튼에 기능표시 각인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디자인을 부각시키는 또다른 요소.

쓰다보면 미러리스카메라는 작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철저히 깨부숩니다. 렌즈는 더 크고 아름다워서 무게중심이 안맞아서 장시간 촬영하면 손목이 아플 정도로 아주 헤비합니다.

이너줌은 아닌지라 줌을 끝까지 돌리면 이렇게 튀어나옵니다. 이 때의 크기는 정말 일반적인 DSLR브랜드의 70-200의 크기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크기... 심지어 필터구경도 82mm라서 보통 77mm인 70-200보다 더 굵어요.

사진이 뒤죽박죽이 되었지만 정리하기 귀찮으니 그냥 갑니다(...) 후면에 위치한 네 개의 버튼은 각각 할당된 메뉴진입과 세부 항복에서의 취소 및 승인버튼의 역할을 합니다.

렌즈캡을 닫고 커스텀화밸을 잡으려고들면 볼 수 있는 메세지. 폰트 좀 더 예쁜걸로 쓸 수는 없었니? (...)

바디는 매우 크고 아름답고... 뷰파인더도 매우 크고 아름답습니다. 참고로 저는 라이카 SL의 EVF 쯤 되면 정말 까칠한 극히 일부의 DSLR 유저를 제외한 거의 모든 DSLR 유저들이 큰 불편함이나 이질감 없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만큼 라이카(Leica)SL의 뷰파인더는 아주 훌륭합니다.

오른손 조작계와 상단 액정창. 상단 대형 다이얼이 모드다이얼처럼 보이시겠지만 쟤는 그냥 셔터스피드 조절하는 다이얼이고요, 뒷면에 붙어있는 다이얼이 클릭요소가 있습니다. 그냥 돌리면 조리개값을 변경하고요, 클릭하면 모드를 변경하는 메뉴로 진입해서 프로그램-조리개우선-셔터우선-매뉴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상단다이얼 아랫쪽의 두 개의 버튼은 왼쪽은 사진촬영모드와 동영상촬영모드를 전환하는 버튼이고, 오른쪽의 가운데 빨간색 원이 있는 버튼은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동영상 촬영버튼입니다. 파나소닉의 기술이 동영상에도 섞여들어가서 그런지 화질은 매우 좋은 편이고, 4K가 지원되며 FHD에서 120fps 촬영까지 가능합니다. 바디가 큰 만큼 발열에도 크게 불리한 점은 없구요. 다만 컨트라스트AF에만 의존하다보니 동영상에서의 워블링없는 AF까지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후면 다이얼 왼쪽으로 뷰파인더 옆에 보이는 것은 EVF/LCD 선택전환버튼과 AF포커스포인트를 바꿀 수 있는 조이스틱입니다.

렌즈마운트를 해제한 모습. 후지 X-H1 마운트해제했을 때 우람한 바디에 APS-C 센서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고 했었는데 이 체급의 바디에 풀프레임센서가 저렇게 보이다니 왠지 중형카메라에다 풀프레임 센서를 넣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터버튼의 곡선과 그립부의 곡선이 보이는 이 각도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녀석의 얼짱각도.

배터리커버는 따로 없고 배터리 자체에 하단커버가 붙어있고 밀착되는 형태로 탈부착됩니다. 세로그립을 위한 접점이 있고 그 옆에 삼각대홀이 있구요.

메뉴진입은 화면 좌우측의 네 개의 버튼을 누르면 해당버튼에 할당된 기능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뉴그룹의 좌우, 그러니까 위 사진의 화면 내에서 카메라 메뉴와 선호이미지 메뉴를 옮겨가는 것도 좌측상단 버튼과 우측상단버튼을 눌러서 옮겨가는 형태의 메뉴진입구조입니다. 각 버튼에 기능각인이 안되어있다보니 처음에는 헷갈릴 수 있는데 화면 내에 모든 가이드위치가 잡혀있다보니까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손떨방설정도 뭐...

LG G4와의 높이비교. 풀프레임이긴 해도 미러리스카메라인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당당한 체구!

바리오 엘마릿 24-90 렌즈의 선예도와 묘사는 매우 훌륭합니다. 날카로우면서도 몽롱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스트랩은... 사실 그렇게 마음에 들진 않구요. 스트랩도 마음에 안들고 스트랩홀도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별로 고급스러운 맛이 없어요. 벤츠 E클래스 뒷좌석에 앉았는데 얇팍한 암레스트에서 플라스틱 컵홀더가 버튼누르면 촐짝맞게 튀어나오는 것 같은 장치가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 아니 이게 그래도 차 한 대 값인데...

스트랩과 스트랩홀만 아니면 전반적으로 일제도 아니고 독일제 카메라의 만듦새와 위엄은 충분히 느낄 수 있고 만족스럽습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건 역시 EVF. DSLR 신봉자들도 이걸 보면 크게 불만을 가질 일은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반응속도와 해상도입니다. 

시도조절장치와 핫슈 앞쪽에 있는건 내장 스테레오 마이크. 그렇게 감도가 좋은 편은 아니나 내장마이크로서는 그럭저럭입니다.

충전기. 충전기가 충전기죠 뭐. 다만 A7M3는 충전기도 없어서 막 바디에다 연결해서 충전하고 쓰고 있는데 얘는 호환충전기조차 없어서(사실 있어도 유저들이 그런거 안쓰겠지 라이카 유저들인데;;) 멀티탭 옆에서 상시대기중입니다.

지금은 제 손을 떠난 니콘 D500. 참 잘 나온 바디이고 이면조사센서가 아닌 것과 동영상 및 라이브뷰AF가 여전히 별로인 것만 빼면 참 훌륭한 사용감각이 좋았는데 가격책정부터 니콘코리아의 이벤트까지 하나같이 마음에 안들어서 내치고 말았습니다. 여하간 24-90 렌즈의 느낌도 참 좋고 라이카SL의 반응속도나 촬영감각도 참 좋은데 무보정에서 살짝 톤이 원하는 톤보다는 Y쪽으로 가있네요.

제 차는 아닙니다(...) 그냥 툭 찍었는데... 테일램프의 묘사력이 남다르지 않나요. ㄷㄷㄷ

라이카 특유의 느낌은 놓치지 않고 편의성은 훌륭한 라이카SL

M바디나 기타 여러 바디들은 녹티룩스와 함께 고고한 정신을 이어가는 카메라들입니다. 특히나 현행 녹티룩스의 0.95 조리개에서 오는 느낌은 M에서만 느낄 수 있는 라이카만의 고유한 감각이고, 엄연히 분류할 수 있고 또 사진에 문외한이었던 시절의 저도 한 눈에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있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라이카는 M바디로 대표되는 이중합치방식 촬영감각과 녹티룩스의 밝은 렌즈에서 오는 감각으로 사진업계에서는 최고급 브랜드로 군림하고 있구요. 다만 라이카SL의 경우는 최신 풀프레임카메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SL 시스템 내에 담아서 우리도 이만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면서도 라이카의 최신기술력이 집약된 엘마릿렌즈의 훌륭한 묘사력에 바디성능이 더해져서 라이카라고는 믿기 어려운 꽤 경쾌한 감각의 AF촬영이 가능합니다. 전자동 라이카이면서도 라이크 특유의 묘사와 감각을 놓치지 않아서 더 즐겁게 쓸 수 있는 라이카 SL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