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의 디지털라이프
망원동 맛집 소노 맛있는즐거움과 지적허영의 즐거움을 동시에! 본문
망원동 맛집 소노 맛있기도 하고 이것저것 새로 알게되는 것도 많고!
무언가를 새롭게 알아간다는건 꽤 즐거운 일이다. 30대 초반을 넘어 중반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순대국집이나 무한리필고기집을 찾아서 친구들이랑 야구나 축구보면서 먹고 떠드는걸 즐거워하는 나라고 해도, 스마트하고 똑똑한 누나와 함께라면 이것저것 새로운걸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얼마 전에 다녀온 망원동 맛집 소노에서 또 이것저것 주워듣고 배우고 맛있는 음식까지 즐겁게 먹고 왔다.
흔히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까르보나라라고 하면 진득한 크림소스와 면이 어우러진 요리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스타일의 까르보나라는 미국식이고, 이탈리아 정통 까르보나라는 생크림이 들어가지 않고 계란 노른자와 치즈로만 요리를 하기 때문에 완전히 스타일이 다르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게인 회사 근처의 역삼역 할스에서도 아무래도 사장님이 캐나다에서 오래 사시다 오셨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의 파스타를 하셨던 것 같은데 정통 이탈리아 까르보나라를 망원동에서 먹어볼 수 있었다. 거기에 트러플 오일도 아니고 생트러플을 사용한 파스타도 있다고 해서, 사실 이 두 가지를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기 위해서 망원동까지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사진은 캐논 100D에 22mm F2 팬케익렌즈로 찍었고 라이트룸에서 보정을 했다.
위치는 마포구 포은로 40. 다음지도에는 아직 지도등록이 안되어 있는 것 같고 네이버지도에는 있다(...)
메뉴판은 요정도. 이 날은 내가 꽤 오래도록 보아온 누나와 함께 갔는데 까르보나라와 트러플파스타, 그리고 보리맛스쿼시(...)를 주문했다. 동행한 누나는 C, 나는 듀체스를 주문했다. 소볼살찜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동행한 누나가 찐(?) 고기는, 그것도 오래 찐 고기는 썩 선호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참고로 트러플파스타는 메뉴에는 없는데 문의하면 맛볼 수 있다. 향후 메뉴변경 후에 정식메뉴로 승격될 예정이라고. 아무래도 생트러플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급하는게 어려워서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오피셜은 아니다.
망원동 소노는 단품요리보다는 뭐랄까 파인다이닝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테이블이 많지않음에도 불구하고 요리를 주문하면 식전빵부터 디저트까지 어느정도 격식을 갖춰서 나오고, 또 주문한 메뉴에 대한 설명을 잘 해주시기도 한다.
이건 감자스프. 식전빵에 이어 나오는 감자스프는 이탈리안식 정통 까르보나라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꿉꿉하고 꾸덕한 느낌의 스프이면서도 분명 한편으로는 감자의 시원한 맛이 나는 오묘하고 맛있는 스프였다. 과연 이탈리아 요리학교를 졸업하신 사장님이 요리하시는 맛집의 실력이란.
고대했던 생면 까르보나라 파스타. 새롭게 알게 된 정통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는 이렇다고 한다. 생크림을 쓰지 않고 계란노른자와 치즈만 사용해서 요리한 까르보나라. 여윽시 맛집이다. 보기만 해도 얼른 포크질을 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동행한 누나도 있었고 또 사진도 찍고싶었기 때문에 간신히 이성을 붙들고 포크를 들지 않았다.
치즈 이름을 말씀해주셨었는데, 사실 망원동까지 다녀온지 좀 되었다보니까 까먹었다(...) 기억력이 사실 좋지 못해서. 회사인 역삼과 집인 인천을 오가는 동선 안에 있지 않으면 거의 갈 일이 없다보니까 또 까먹은 느낌도 있긴 하다. 여하간 계란노른자와 치즈로만 한 까르보나라.
실제로 먹어보면 느끼함보다는 생면파스타의 쫀득쫀득하고 찰진 수제비를 씹는 것 같은 느낌에 치즈의 짭짤함과 계란의 감칠맛이 확 입안에서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든다. 그러다 마무리는 치즈의 짭짤함이 승리하곤 하는데 그 느낌이 아주 재미있다.
뒤이어 등장하신 망원동 맛집에서도 자부심이 대단한 트러플파스타.
흔히 트러플을 사용한 요리라고 하면 트러플 오일이나 가루를 조금 뿌리는 정도라고 생각을 할텐데, 소노의 트러플파스타는 진짜 생 트러플을 쉐프가 직접 테이블에 가져와서 강판에 슬라이스로 갈아서 올려준다.
솔직히 말하면 정통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가 이런 스타일이라는 것도 망원동 맛집 소노에 와서 처음 알았지만, 트러플이라는게 실제로 이렇게 생긴거구나 하는 것도 여기와서 처음 알았다.
매번 친구들이랑 순대에 수육에 축구보면서 술이나 마시니 알 턱이 있나(...)
여하간 처음 먹어본 생 트러플 파스타는 오 이게 이런 맛이구나 이런 향이구나! 를 느끼게 해줄 만큼 향도 맛도 강렬했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트러플이라 이게 맛이 있다없다를 판단할 수는 없고, 그저 트러플이라는게 이런 맛이구나 일종의 내 안의 레퍼런스를 만들었다 정도? 여하간 향은 강하긴 했는데 쏘는 향은 아니고 엄청 강력한 버섯향인데 거기에 뭔가 캔들같은게 섞인 그런 느낌이다. 여하간 이렇게 슬라이스로 뿌리는 것 만으로도 접시는 물론 테이블쯤은 간단하게 싹 다 점령해버리는 강력함은 있다.
이건 서비스로 내어주신 아포가또. 뿌려져있는건 초콜릿인데 이게 또 망원동에서 유명한 초콜릿점의 초콜릿을 아낌없이 갈아서 뿌린거라고 한다. 과연 무작정 달지 않고 고급진 단맛이라 이탈리안 까르보나라와 생트러플로 공격한 미각에 휴식을 주기에 딱 좋았다.
참고로 마주앉지 않고 ㄴ자로 옆으로 앉았다. 나야 어디서건 기차화통 삶아먹은 목소리인데 비해서 동행한 누나는 목소리가 그리 크지 않고 말하는게 직업이다보니 평소에 말을 크게 하지 않아서.
아무래도 소노가 파인다이닝을 추구하다보니 제공되는 것도 이것저것 차례대로 많고, 우리도 우리나름대로 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다보니까 테이블도 많지않은 가게에서 꽤 많은 시간을 먹고마시는데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찰진 맛때문에라도 건면보다는 생면이 좋긴 하다. 마음에 든다.
내가 주문한 듀체스. 꽤 독특한 보리맛스쿼시(...) 였는데 약간 포도주같은 느낌도 들고 오묘한 맛의 특이한 맥주였다.
역시 영수증은 인증해야 제 맛
그렇게 망원동 맛집 소노에서 한동안 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난 다음 나오면서 결제한 금액. 아무래도 생면이고, 생트러플을 쓰고, 나머지 식재료들도 꽤나 좋은 재료들을 선별해서 쓰는데다가 코스로 나오다보니 금액대는 좀 있는 모양.
맛있는 즐거움에 지적허영을 채우는 즐거움까지 더한 망원동 맛집 소노
지적허영이란 말이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건 충분히 알겠는데, 사실 내 기준엔 굳이 이걸 몰라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알아보고 이런 즐거움도 존재하는구나 싶은게 바로 먹거리다. 그런 의미에서는 처음 먹어본 생트러플도 그렇고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도 그렇고 여러모로 입도 즐겁고 재미도 있는 저녁이었다. 계절마다 메뉴 개편될때마다 즐겁게 찾아갈만한 곳이 하나 생겨서 기분이 좋다. 근래에 다녀오신 분이 구운 야채와 라비올리 메뉴를 강력추천해주셨는데 메뉴 없어지기 전에 한번 더 꼭 가야겠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전 은행동 맛집 봉봉원 인천에서 일부러 갈만하네 (0) | 2019.08.19 |
---|---|
대전호텔숙박 있을거 다 있는 토요코인으로 출장해결했다 (0) | 2018.12.05 |
혼자서 베트남 다낭여행할때 숙소로 멜리아다낭 레벨룸 3박 후기 (0) | 2018.05.21 |
한성대 카페 대관도 자주되는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리는 카페비본 (0) | 2018.04.11 |
[태민 콘서트] 의외로 쉽게 태민 콘서트 예매에 성공했다. (1) | 2017.08.25 |